[책] 독일 첫 노벨상 안긴 로마사 연구서

■ 몸젠의 로마사 1(테오도르 몸젠 지음, 푸른역사 펴냄)


'서양 인문학 전공자의 필독서' '실증주의에 입각한 탁월한 고대 연구서' '역사적 저작들의 가장 위대한 고전 중 하나' 테오도르 몸젠(1817~1903)의 '로마사'를 수식하는 표현들이다. 몸젠은 1902년 12월 '로마사'로 독일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았는데, 이는 그의 저작이 단순한 역사 연구서를 넘어서는 인문학적 교양의 결실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몸젠의 '로마사'는 로마 역사를 '신화'로 바라보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고대 로마인의 삶과 로마의 흥망성쇠를 실증적으로 연구해 시대를 초월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어판은 고대 이탈리아의 시작부터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 다룬 1권이 나온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10권 분량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몸젠은 이 책에서 로마의 역사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역사를 다룬다고 말한다. 국가 체계를 갖추고 난 후 로마라는 도시 공동체가 이탈리아 반도를, 이후 세계를 지배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몸젠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즉 "로마인에 의한 이탈리아 정복이라고 불리는 것은 기실 이탈리아 반도에 살던 전체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합당하다"며 "로마인들이 이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세력이긴 했으나, 아무튼 그들도 이들 가운데 한 부분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몸젠은 크게 이탈리아어계의 주도 아래 이탈리아를 통일한 내부 역사와 이탈리아가 팽창해 세계를 호령한 외부 역사로 구분해서 이탈리아의 역사를 바라본다. 이탈리아어계 민족이 반도에 정착해 다른 민족에 저항하며 이들을 정복한 과정, 기원전 5세기 후반에 로마인이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둔 저력, 카르타고 전쟁을 시작으로 로마 제국이 번영하다 몰락한 흥망성쇠 등을 다양한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펼쳐내 보인다. 저자는 특히 "이탈리아인들이 애국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고대의 모든 문명 민족을 통틀어 유일하게 자기 통제에 기초한 국가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민족 통일과 세계 지배가 가능했다"고 강조한다.

한편 10년의 대장정이 될 지난한 번역 작업을 위해 각각 로마 문학, 로마법사 등을 연구해온 인문학자 김남우, 김동훈, 성중모 등 3명이 뭉쳤다. 2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