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증권투자자금 급속 이탈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중 4,700만달러의 순유출을 보였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7월들어 15일까지 순유출 규모가 2억9,000만달러(잠정)로 늘어났다.이로써 지난해 9월 이후 올 5월까지 9개월간 순유입됐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두달 연속 순유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이같은 이탈규모는 상반월 기준으로는 외환 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하반월까지 이탈세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 불안심리를 확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들어 7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는 순유입을 기록했으나 8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순유출을 기록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유출규모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9,10일 하루 2억달러씩 빠져나가던 외국인 자금이 13일 이후 5,000만달러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7월중 순유출이 늘어난 것은 주가급등으로 이익실현을 위한 매도가 늘어난데다 최근 해외발행 주식예탁증서(DR)투자 증가하고 외국인펀드에서 한국물 비중이 크게 높아지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주식을 내팔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대우그룹 구조조정과 7월들어 삼성전자, 한국전력의 해외 DR(주식예탁증서) 가격이 국내 가격보다 낮게 형성됨에따라 이들 주식을 해외에서 사기 위한 자금을 마련키 위해 국내주식을 매도한 것도 순유출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출이 본격적인 이탈을 예고하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국내기업들의 해외물이 성공적으로 발행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최근의 순유출 증가세가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한국물 매도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증권사 등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여전히 우리 경제와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과 같은 성장형 경제에서 외국인 자금이 두달 연속 빠져 나간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며 『지난해에도 4월부터 8월까지 외국인자금이 5개월 연속 빠져나간후 증시가 대세상승 국면으로 전환했지만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은 시점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은 이전과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나라별로 보면 영국계 투자자들이 3억3,400만달러를 빼갔고 말레이시아가 1억2,700만달러의 순유출을 보인 반면 미국으로부터는 1억300만달러의 증권투자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권홍우기자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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