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본격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CNN머니는 지난 상반기에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했던 이라크 전쟁, 유가 불안 등이 마무리되고 이에 따라 갈피를 잡지 못했던 소비 심리, 기업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되며 하반기에는 견고한 경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28일 보도했다.
물론 여전히 기업 투자 위축, 고용 악화 등으로 하반기 경기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종결 이후 미 증시가 급상승한 것은 실물 경제 성장의 전조로 해석된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실제 필라델피아 연준리가 최근 35명의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미 경제 성장률은 지난 1ㆍ4분기 1.4%(잠정치)에서 2ㆍ4분기 1.8%로 약간 호전되고 3ㆍ4분기와 4ㆍ4분기 각각 3.4%로 상반기 대비 2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폭적인 세금 감면 정책, 연준리 조치에 따른 45년내 최저 금리(1%), 약달러에 따른 기업수출 호전 등 상반기에 이뤄졌던 재정ㆍ통화ㆍ환율 부문에서의 입체적인 경기 진작책이 일정 시차를 두고 하반기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의 세금 감면 정책은 오는 3ㆍ4분기에만 미국 개인부문의 소득을 300억 달러 증대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 활황으로 민간 부문의 소비를 촉진시키고 결국 지난 2000년 경기 하락기조 이후 위축돼온 기업 투자 확대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가 기지개를 켜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늘리면서 그동안 미국 경제를 가장 짓눌러 왔던 고용 사정이 호전될 수 있다. 소비 심리 호전→기업 순익 증가→주식 시장 활황세 지속→기업 투자 확대→고용 증가→소비 증가라는 선순환 고리가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인 기업투자와 고용사정이 아직 호전될 기미가 없는 만큼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경제 성장에는 기업 투자 확대가 긴요하다”며 “소비 심리는 호전되고 있지만 아직 이 같은 온기가 기업 부문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