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홈' 예산 반토막… 주거복지 소외 논란

재정난 이유 내년 400억으로
노후 공공임대 시설개선 차질


사회 취약 계층이 거주하는 영구임대 등 노후 공공임대주택 시설을 개선하는 '그린홈' 사업의 내년 예산이 올해의 절반 이하로 삭감됐다. 정부가 복지 예산을 늘리면서도 정작 기본적인 주거 복지 예산은 줄여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노후 공공임대주택 주거환경개선과 난방비 절감 등 주거비 부담경감을 위해 투입되는 그린홈 사업의 내년 예산이 올해(850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4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린홈은 승강기 설치와 발코니 섀시, 보일러 난방시스템 등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2009년 2,700억원을 투입해 총 287단지, 25만호의 시설개선 작업에 착수한 이래 지난 4년간 총 4,775억원의 재원이 투입돼 연 평균 20만호 안팎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왔다.

올해는 총 850억원이 투입돼 지난 1997년 12월 말까지 입주한 영구·50년 임대아파트 242개 단지, 22만호를 대상으로 노후 시설물 개선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재정 형편상 예산을 많이 반영하기 어렵다며 임대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고치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린홈 사업은 정부의 주거 복지 사업 중 가장 반응이 좋은 편이다. 사업 시행 단지의 입주민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80%가 사업 효과에 만족한 것으로 응답했으며 특히 에너지효율개선 항목에 대한 호응도가 높았다.

국회 예산정책처조차 내년도 노후공공임대주택의 시설개선 사업비에 대한 증액이 필요하다며 "2015년까지 한시적용될 예정이었던 사업기간을 폐지하고 사업대상에 국민임대주택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노후된 공공임대주택을 개선하는 그린홈 사업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도 예산을 증액해 수혜계층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간주택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대수선 리모델링 등 여러 선택지가 많지만 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공공임대주택은 노후한 시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후 공공임대주택은 입주자 가운데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많지만 관련 시설은 물론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경우도 많아 앞으로도 지속적인 예산 투입을 통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