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세상] 중국 차세대 두 리더 객관적 평가서

■ 중국의 새로운 리더 시진핑 리커창(샹장위 지음, 린 펴냄)


중국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리더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고서다. 내달 8일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열린다. 이변이 없는 한 이 자리에서 시진핑은 후진타오의 뒤를 이어 중국호(號)의 새 선장(국가주석)을 맡게 된다. 나라 살림을 책임질 부선장(총리) 역시 리커창 국무원 상무 부총리가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리커창 두 인물을 쌍두마차로 하는'5세대 리더'가 중국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기 위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다는 말이다. 새 선장을 맞는 중국호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북한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우리나라는 차후 어떤 외교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것일까. 책은 곧 등장할 중국 제5세대 지도부 중 최고 지도자격인 시진핑과 리커창의 젊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향후 중국의 10년을 가늠한다. 책에 서술된 내용의 80% 이상은 인용한 것으로, 중국 관영 언론의 자료 혹은 홍콩·싱가포르·타이완 등의 언론 보도와 중국 반정부 인사인 왕쥔타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리청 등이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쓰였다. 두 인물에 대한 긍정적 평가뿐 아니라 부정적 평가까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다루고자 노력했다.

시진핑과 리커창은 문화대혁명 시절 예민한 청소년기를 보냈다는 사실과 두 사람 모두 경제학과 법학을 전공한 사회과학도였고,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중시했다는 공통점 외에는 많은 점에서 선명하게 대비된다. 시진핑은 태자당(중국 당·정·군 고위층 자제) 출신인 반면 리커창은 공청단(중국공산주의청년당) 출신이다. 시진핑은 안정을 추구하지만 리커창은 발전을 추구한다. 시진핑은 중후하고 온화하며 내성적이지만, 리커창은 호탕하고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책은 대척점에 서 있는 이 두 사람이 어떤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비상을 실현시킬 붕새의 두 날개와 같다는 느낌을 준다고 풀이한다. 중국의 현 정치구도는 후진타오의 정치적 자산인 공천단 계열과 여전히 장쩌민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상하이방 세력, 혁명원로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 그룹이 얽혀있는 형세다. 이를 제5세대 지도부 핵심 인물인 시진핑과 리커창에 적용해 보면, 시진핑은 태자당과 상하이방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리커창은 공청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제5세대 지도부 역시 일단은 협의와 합의를 중시하는 제4세대 정책 경향을 유지하면서 동료 간 타협과 협의를 통해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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