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값 바닥 쳤나… 시장 '꿈틀'

은마아파트·재건축 급매물 해소재건축 시세조사서 5개월만에 '플러스'

정부의 각종 부동산정책으로 지난 4월 이후 침체가 지속되던 강남 주택시장이 꿈틀거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강남 은마아파트의 급매물이 해소되고 재건축단지들도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으로 보이는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의 시세 조사에서도 지난주 서울 재건축 시세는 지난 6월 이후 5개월만에 처음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달 말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면서 수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 주택거래신고지역을 일부 해제하는 등 지금껏 규제 일변도였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강남 아파트값이 바닥을 쳤으며 향후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종합부동산세 등 강력한 규제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반전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강남아파트 반등 기미 = 14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조금씩 매수세가 붙고 있다. 대치동 금탑공인 관계자는 "크게 위축됐던 분위기가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이후 반전돼 34평형의 경우 시세보다 다소 낮은 6억4천-6억6천만원 정도에 거래가 이뤄졌으며 지금은 6억5천-7억원 정도로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이 확실시되는 잠실 저밀도 재건축단지에서도 달라진분위기는 일부 감지된다. 송파구 잠실 1단지의 경우 지난달 아파트 조합원과 상가 조합원간에 토지 매입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이 해소되고 조합장을 재신임, 사업에 속도를 내자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세가 오르고 있다. 8평형의 경우 올 초 3억6천만원까지 가던 시세가 9월에는 3억원까지 떨어졌는데최근에는 3억3천만원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이 전했다. D공인 관계자는 "4월이후 9월까지는 한 달에 한 건의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어려웠으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 나온 이후 보름동안 6건이나 거래됐다"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변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겹쳐 점점 호가가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의 시세 조사에서도 분위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아파트의 시세는 0.2% 상승했다. 서울재건축단지의 주간단위 시세가 오른 것은 지난 6월 셋째주 이후 처음으로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단지들이 시세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 "강남 바닥쳤다" VS "반짝 상승에 불과" =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은마아파트의 시세에 변화가 생기는 것에 주목했다. 이 아파트는 강남 아파트중에서 전통적으로 투자 선호도가 높아 일종의 `리트머스 종이'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아직까지 강남의 다른 아파트는 반등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은마아파트가 가장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이후 단지에 따라 많게는 20-30% 이상 시세가 떨어진 곳도 있어 거품이 거의 걷혔고 이제 반등할 시기라는 관측도 일부에선 나오고 있다. 하지만 종합부동산세와 개발이익환수제,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등 강남권을 타깃으로 한 각종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상승 추세가 계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겨울 비수기를 앞두고 있고 각종 규제도 많은데강남 아파트값이 상승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면서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등으로 매수세가 붙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봄까지는 지금과 같은 매수 실종 분위기가 계속돼 강남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