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숯과 숯 가공제품이 날개돋친듯이 팔리고 생산공장과 유통업체가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생기는가 하면 「숯 박물관」건립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나타나는등 전국에서 숯 바람이 불고 있다.숯과 숯의 부산물인 목초액은 지난 97년께 농업분야에 토양개량제와 동식물 성장촉진제로 처음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 지난해 연말까지만해도 냉장고 냄새제거, 쌀벌레 퇴치, 공기정화용도등의 정도로 활용됐으나 올들어 의·식·주 분야에서 숯가공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업계·연구소등에 따르면 숯은 흡착력이 강해 탈취, 불순물제거, 공기·수질정화, 습도조절, 방균등 많은 효능을 갖고있고 심지어 동물이나 사람의 장·혈관등 몸안에서도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효능이 실제 숯을 사용한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지난해 말께부터 재래시장·할인점·백화점등 가리지 않고 밥숯·목욕숯·냉장고용숯·공예품용숯·쌀벌레퇴치숯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들어서는 숯 바람이 가공산업으로 번지고 있다. 이미 숯바닥장식제·숯방석·숯베게·숯요·숯양말·숯팬티·숯깔창·숯화장품에다 낚시용 숯찌, 숯으로 빚은 소주까지 개발됐으며 숯섬유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현대·신세계·미도파 등 백화점과 할인점마다 숯전문 코너가 잇따라 들어섰고 숯전문공급 체인점(㈜인센스)까지 생겨났으며 집들이용으로 숯선물세트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계자는 『지난달초 일주일간의 기획행사에서 참숯베개가 무려 770만원어치나 팔렸다』고 말했다.
농업분야에서도 숯과 목초액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 문경일대 몇몇 축산 농가는 최근 참나무 숯을 섞어 만든 사료로 키운 돼지를 전국에 공급, 축산가에 돌풍을 일으켰다. 맛이 고소하고 특유의 돼지 냄새(웅취)가 없어 일반 돼지보다 10%가량 비싸게 팔아도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숯가루를 먹은 닭이 낳은 계란(네카란)도 인기를 끌고있고 고품질 우유생산을 위해 젖소에 먹이는 실험이 실시되고 있다. 제주도 일부 농가에선 농약대신 목초액을 사용해 당도 높은 감귤을 생산, 출하때 일반 감귤보다 비싼 값으로 팔고 있다.
장의 잡균을 흡수하고 피를 맑게 해 변비·뇌혈관질환·순환기질환자 등에 좋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숯가루를 의약품으로 복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같은 폭발적인 수요로 지난해부터 숯을 생산하는 공장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수촌임산이 지난해 7월 경북 성주군에 연산 600톤의 컴퓨터제어 숯공장을 세운데 이어 청정환경, 임업협동조합 자회사인 임산물유통센터가 각각 3,300여톤, 1800여톤의 공장을 완공했으며 강원목초산업·강촌임산·대한목탄산업등 3개사도 내년초 완공목표로 대형 숯공장을 건설중이다.
한편 경북 영주시는 자연휴양림에 2002년 5월 완공목표로 숯관련 자료를 수집·전시하는 숯박물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숯과 목초액이 만병통치약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석현덕(石玄德)박사는 『국내외서 숯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학문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며 『의약품으로의 사용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현환 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