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측 "더 이상은 못참아"
박근혜측 검증공세 적극 대응으로 방침 바꿔국세청 "감사결과 부동산 자료유출 없었다"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후보 측이 박근혜 후보 측의 파상적 검증공세에 적극 대응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지난달 25일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연석회의 직후 'NO 네거티브' 방침 속에서 검증의혹 제기에 대해 무대응 기조를 유지한 지 9일 만이다. 이 후보 측이 검증공세에 적극적으로 '응전'하기로 한 것은 상대인 박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캠프 내에서는 최근 회의를 갖고 "NO 네거티브는 상대에 대한 비리ㆍ의혹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지 상대 측의 터무니없는 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박 후보 진영의 '이명박 흠집내기'를 방치할 경우 근거 없는 '허위주장'이 '사실'로 굳어지면서 경선승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 캠프 측에서는 박 후보뿐만 아니라 범여권까지 가세한 최근의 검증공세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캠프 내에서는 특히 이 후보의 '전재산 헌납설'을 제기한 박 후보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과 '도곡동 땅' 발언을 한 서청원 상임고문에 대해 당의 조치를 지켜본 뒤 미흡할 경우 검찰에 고발하자는 강경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박형준 캠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표 측 홍 공동선대위원장과 서 고문이 연일 허위폭로에 앞장서며 '반칙 경선'을 주도하고 있다. 홍 위원장은 '재산헌납은 헌정사상 최대의 매표행위'라고 운운하며 있지도 않은 소설을 쓰고 있다"면서 "더 이상의 반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이와 함께 최근 잇따른 부동산 의혹제기 과정에서 정권 차원의 정치공작이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서 "노무현 정권은 정치공작으로 등장한 정권으로 정치공작을 통해 정권을 다시 (범여권에) 넘겨주려는 추악한 권력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캠프 내 정두언ㆍ윤건영ㆍ진수희 의원은 이날 국세청과 행정자치부를 잇따라 방문, 전산망 열람기록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의 부동산거래와 관련된 전산자료의 외부유출 의혹이 제기돼 전산자료 외부유출 여부를 엄정 감사한 결과 국세청에서의 자료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특히 청장 지시로 대선후보 예상자와 그 직계가족 등 특정인 108명에 대한 자료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한편 박 후보 측은 캠프 인사들에 대한 이 후보 측의 고소ㆍ고발 방침에 대해 '국면전환용' 카드라고 일축하며 "무고죄 등으로 맞고소할 수 있다"며 강경 입장을 보였다. 또 "매일 새로운 의혹이 터지고 있다"며 "권력개입을 논하기에 앞서 진위 여부가 핵심이 돼야 한다"며 검증공세를 이어갔다.
입력시간 : 2007/07/04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