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 공급' 받고싶긴 한데…

'소득세 납부' 청약조건 여전히 까다로워
은평뉴타운 108가구서 82건 접수 그쳐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정부의 기대와 달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3자녀 특별공급 등 다른 특별공급에 비해 청약조건이 까다로운 탓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무주택 근로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서 첫 적용됐다. 18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14~15일 은평뉴타운 및 신내2지구에서 실시된 생애최초 특별공급 청약은 당초 예상과 달리 모집가구에 턱없이 부족한 미달사태를 빚었다. 총 108가구 모집에 서울 57건, 수도권 25건 등 82건만이 접수됐다. 반면 이에 앞서 진행된 3자녀 특별공급 물량은 전용 167㎡ 등 일부 대형 물량을 제외하곤 최고 4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리에 마감됐다. 지난해 10월 사전예약을 받은 보금자리주택의 경우에도 신혼부부, 3자녀 공급분은 수십~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지만 생애최초 공급분은 평균 6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이처럼 미달되거나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것은 청약조건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신청자격은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혼인 중이거나 자녀가 있는 자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자 ▲세대 전체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80% 이하인 자 등이다. 이 가운데 '5년 이상 소득세 납부' '월평균 소득의 80% 이하' 등에 대해 예비청약자들의 불만이 크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월평균 소득 요건을 다음달부터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00% 이하로 완화하기로 했지만 예비청약자들은 '5년 이상 소득세 납부' 조건도 다른 공급방식에 비해 여전히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이 조건에 따르면 모집공고일로부터 5년 이내에 회사에서 퇴직을 하거나 사업을 하더라도 수익이 없는 사람은 청약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른 특별공급은 소득 유무를 기준으로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 은평뉴타운에 생애최초 방식으로 청약을 하려다 포기한 A씨는 "세대주가 무직이라도 가족이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왜 무직자 구분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생애최초 방식은 무주택 기간이 긴 사람보다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경력이 짧은 젊은 세대의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인 만큼 소득 기준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