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SF영화 '오스틴 파워'.. 통쾌한 섹스 코미디

『나는 어느날 친구 집에 갔더니 친구는 없고 「오스틴 파워」만 있더라』미국의 SF코미디 「오스틴 파워」는 그만큼 엉뚱한 영화이다. 지난 6월11일 미 전역에서 개봉돼 「스타워즈」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오스틴 파워」는 요즘 미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화장실 낙서문화」를 대표한다. 상당히 지저분하고 그 때문에 노골적으로 솔직한 성적 농담을 주 포멧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상영되었던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오스틴 파워」를 그보다 훨씬 더 고약하고 노골적인 영화로 이해하면 된다. 이번에 개봉되는「오스틴 파워」는 속편인데, 제목부터가 수상쩍다. 「THE SPY WHO SHAGGED ME」. 번역하자면 「나를 범(?)한 스파이」라는 뜻인데, 007시리즈의 「나를 사랑한 스파이」가 따지고 보면 두 사람이 관계를 맺었다는 말 아니냐는 일종의 풍자이다. 영화 전편에 넘치는 성적 코드는 유니크하거나 에로틱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음담패설일뿐. 그러나 욕지거리에 가까운 육담을 한다고 해서 대중에게 인기를 모을 수는 없는 일. 「오스틴 파워」는 귀를 즐겁게 하는 흥겨운 음악과 권위를 비웃는 풍자, 강요된 도덕률에 숨막혀하는 사람들에게 산소호홉기를 제공해준다. 웃기면서도 뭔가 통쾌하고, 지저분하지만 깜찍하다. 오스틴 파워는 지구를 지키는 파워맨. 그에겐 숙적 닥터 이블이 있었는데, 그들은 사사건건 대립한다. 그런데 오스틴에 의해 우주로 겨났던 닥터 이블이 99년 지구에 돌아왔다. 그러나 막강한 오스틴 파워와 맞대결할 수는 없는 일. 외모만 따지자면 성적 매력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오스틴은 수퍼 비아그라라 할 수 있는 「모조」를 무기로 갖고 있었던 것. 오스틴이 모조로 인해 성적 능력이 월등해져 지구를 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다. 그런 것들이 이치에 맞는지 따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어쨌든 닥터 이블은 오스틴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60년대로 되돌아간다. 괴물 뚱땡이를 시켜 당시 냉동상태에 있던 오스틴의 모조를 훔쳐내기 위한 것. 이를 알고 뒤따라간 오스틴에게 「절대로 섹시한」 스파이가 파트너로 동참하는데, 이름하여 「색웰」(SHAG WELL). 섹스를 굉장히 잘 하는 여자라는 뜻이다. 그리하여 이들이 모여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데…. 「오스틴 파워」는 「못말리는 비행사」처럼 패러디를 기본 무기로 삼는다. 「스타워즈」를 조롱하고, 「메탈 자켓」의 엄격함을 해체시킨다. 마돈나, 레니 크라비트, 윌 스미스, 빅 블루 미사일등이 선보이는 사운드트랙도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 마이크 마이어스가 오스틴, 이블, 뚱보등 1인 3역을 하고, 「부기나이트」의 롤라 걸로 나왔던 헤더 그레이엄이 색웰 역을 맡았다. 제이 로치 감독 작품. 24일 단성사, 명보, 허리우드등 전국 동시 개봉.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