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연초에는 경기가 살아난다지만 여름만 지나면….”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경기나 생활형편을 예측하는 심리전망인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 2002년 이후부터 매년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지표가 월등히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매해 연초만 되면 ‘성장률 OO% 달성’ ‘일자리 OO만개 창출’ 등으로 정부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만 하반기 들어 이 같은 목표에 근접하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진 탓으로 지적됐다. 14일 통계청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매년 상반기 및 하반기 소비자기대지수의 평균치 집계 결과 하반기 지수가 상반기보다 적게는 2포인트에서 많게는 10포인트까지 낮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과 대선이 있었던 2002년에는 상반기 기대지수가 112.3이었지만 하반기는 불과 102.4에 그쳤고 이후 ▦2003년 95.4 및 94.4 ▦2004년 98.5 및 88.8 ▦2005년 100.9 및 99.6 등으로 ‘상고하저’(上高下低)형 심리지수 추이가 이어졌다. 그러나 소비자전망조사가 처음 시작된 98년 12월 이후부터 2000년까지는 ‘상저하고’형 지수가 자주 보였다. 99년의 경우 상반기 99.6에서 하반기 105.8, 2001년에도 상반기 97.3에서 하반기 98.9로 연말로 갈수록 기대심리가 높아지는 모양새가 보였다. 이와 관련,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기대지수에 계절성이 나타난다는 보고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며 “결국 정부가 연초 긍정적인 지표들로 높인 기대심리와 대기업들의 설명절 상여금 등이 겹쳐 긍정적인 전망이 높아졌지만 여름이 지나면서 실물지표 하락에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이어지며 실망심리가 확산돼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004년 이후부터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이 나타난다”며 “결국 정부가 큰 기대감만 줬다가 불안한 실물지표로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