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도 공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섰다.
일부 대기업이 취업 재수생의 응시자격을 박탈하는 등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극히 미흡한 상황에서 공기업들의 구직공고는 일자리에 목마른 청년 구직자에게 ‘단비’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KOTRA, 수자원공사 등 채용인원 16.1% 늘어=취업전문업체인 인크루트가 공기업 38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개사가 채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인원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약 16.1%가 늘어난 2,137명에 달랄 전망이다. 여기에 수시채용을 실시할 공기업이나 공사를 포함하면 3,000여명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KOTRA는 올 하반기 40여명의 인원을 채용한다. 이달 14일부터 28일까지 원서를 접수받으며 토익 830점, 텝스748점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도 이달부터 사무직, 기술직 등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한국토지공사도 오는 12월, 200~250명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서류, 필기시험, 면접 및 적성검사와 함께 신체검사 및 신원조사 등을 거쳐 선발한다. 지난해 280여명을 뽑은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도 이와 유사한 300여명의 인원을 뽑는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90여명을 채용한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12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대한주택공사도 150~180명, 한국수출보험공사도 15명 등을 뽑을 계획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도 12월께 지난해와 비슷한 20명 가량을 채용하며 인천지하철공사도 35명을 뽑을 방침이다.
◇제한 철폐, 공기업 취업 문 넓어져=이번 공기업 채용에서는 나이와 학력 차별이 대거 철폐돼 고용시장에 더욱 활력을 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 공기업 9곳이 나이와 학력, 11곳이 학력, 1곳이 나이제한을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나이, 학력 제한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힌 곳은 금융감독원, 근로복지공단, 예금보험공사, 에너지기술연구원, 수출보험공사, 마사회, 새마을금고 연합회, 한림농림수산정보센터, 경기도 고양시 시설관리공단이다.
또 학력 제한 만을 폐지하겠다고 통보한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소비자보호원, 한국조폐공사, 한국산업인력공단, 농수산물유통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석유공사, 서울대학교병원,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서울특별시 송파구 시설관리공단이다. 방송위원회도 나이제한을 폐지할 뜻을 밝혔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조직의 서열과 명령체계 등을 생각할 때 각종 제한의 철폐가 부담이 되는 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 내부의 편가름이나 보이지 않는 연공서열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예년에 지원할 수 없었던 유능한 인재가 몰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