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심원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소송에서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24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9명의 배심원들은 사흘간의 심의를 마무리하고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10억4,934만3,540달러를 애플에 배상하라는 평결문을 루시고 판사에게 전달했으며, 고 판사는 이를 발표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부분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 4건 가운데 태블릿PC와 관련된 특허를 제외한 3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애플이 ‘바운스 백(화면이동시 가장자리서 튕겨내는 기능)’ 등 자사의 기술 특허 3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모두 인정하는 등 애플이 주장한 특허침해 7건 가운데 6건을 받아들였다. 반면 삼성이 주장했던 5건의 애플의 특허침해는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배상금은 당초 애플이 주장했던 27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특허소송 사상 최대 배상 가운데 하나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같은 배심원 평결이 나오자, 삼성전자의 변호인측은 즉각 “애플의 승리가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의 손실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혁신은 줄어들고, (모바일 기기의) 가격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애플의 대변인은 “재판에 제출된 증거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삼성이 모방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이번 평결에 따라 곧바로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된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성전자 이외에 다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등 특허전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소송이 안드로이드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번에 승리를 거둠으로써 애플은 우월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더욱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선택이 제한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종 판결이 나오면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