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빼고 다 모였다… 태안, 발전 메카로 떠올라

발전단지-관광산업 연계
서부발전 마스터플랜 마련



'발전과 관광을 하나로.'

서해안의 관광형 기업도시 태안이 다양한 발전원과 관광이 결합된 국내 최대 규모 발전 메카로 거듭난다. 2014년 태안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서부발전이 국내 최초의 가스화복합발전소(IGCC)와 세계 최대 규모 조력발전소 등 원자력을 제외한 사실상의 모든 발전원을 한 지역에 집결시키는 발전메카 구축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서부발전은 특히 제주도의 히트 상품인 올레길과 같은 '태안 에너지길'을 조성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발전 단지에서 숙박ㆍ온천 시설을 운영하는 등 발전과 관광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벌이고 있다.

2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이 같은 내용의 태안 발전단지 종합 마스터플랜을 최근 수립해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서부발전의 태안발전본부에는 석탄화력발전소인 태안 1~8호기와 제1 소수력 발전소가 운영 중이다. 서부발전은 앞으로 2020년까지 태안 9~10호기(석탄화력ㆍ각 1,050㎿급), 가로림 조력발전소(520㎿), IGCC(380㎿), 태안 태양광, 제2 소수력 등을 차례로 준공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한 지역에 화력ㆍ조력ㆍ소수력ㆍ태양광ㆍIGCC 등이 모두 밀집한 국내에서 가장 다양화된 발전단지가 탄생한다. 모든 발전원이 완공되면 태안 발전단지 설비용량은 7,000㎿를 넘어선다. 이는 1970년대 말 우리나라 전체 전력 공급량에 준하는 수준이다.

태안에 들어설 신규 발전설비 가운데서는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IGCC에 대한 발전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석탄을 태워 발생하는 열로 증기터빈을 돌리는 것과는 달리 IGCC는 석탄을 고온에서 합성가스로 만들고 이 합성가스로 가스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열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신기술로 태안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가로림 조력발전소도 계획대로 건설되면 태안의 명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력발전소에서 바다로 방류되는 해수냉각수를 활용한 소수력발전소도 추가로 준공될 예정이다.

서부발전은 이 같은 다양한 발전원 도입과 더불어 지자체와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지역발전이 연계하는 모범적인 모델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대전으로 이전하는 태안 발전교육원을 관광객과 지역주민을 위한 숙박동으로 운영하고 해수온천 및 화훼단지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태안해상국립공원 및 태안솔향기길 등과 연계된 태안 에너지길도 만들어진다. 발전단지 안에 발전소 취수로를 활용한 워터프런트도 조성해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의 한 관계자는 "태안은 관광 선호도가 높은 곳이기는 하지만 체류는 하지 않는 경유형 관광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서부발전이 국내에서 최초로 발전단지에 '엔터테인먼트'라는 개념과 정주 기능을 도입해 태안을 체류형 관광지로 자리잡게 하고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세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