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유명 사학재단이 8년간 학생들이 낸 수업료 등 131억원을 빼내 학교 건물 신축 등에 불법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7월16~23일 A학원 산하 8개 학교(초등학교 1개교, 중학교 2개교, 여중 1개교, 고교 2개교, 여고 1개교, 디자인고 1개교)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됐다고 26일 밝혔다.

A학원 산하 초등학교는 교직원 인건비를 비롯해 관리 운영비 등을 전액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교다. 이 초등학교는 8년간 총 50억원을 학교법인 기본 재산 형성을 위해 불법전출했다. 중학교 등 7개 학교는 수업료ㆍ기타 납부금과 교육청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학교로 8년간 총 80억원을 불법전출해 학교 법인의 재산 축적에 이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돈과 이자를 합산해 A학원 산하 8개 학교가 별도의 계좌에 관리해온 금액은 무려 155억원(이자 24억원)에 달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회계에 속하는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할 수 없는데도 이들은 이 돈의 일부를 다시 학교 회계로 편입시켜 마치 법인 측이 부담한 법인전입금인 양 표기했다.

시교육청은 교비회계에서 학교 운영비를 불법전출한 A학원 이사장과 8개 학교의 전ㆍ현직 교장과 행정실장 등 25명을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불법 전출된 155억원 중 학교회계로 재전출돼 학교법인 기본 재산 형성 목적이 아닌 교육시설개선사업비로 사용된 13억원과 재정결함지원금을 받지 않는 초등학교에서 사용된 33억원을 제외하고 학교법인 기본 재산 형성 목적으로 사용된 109억원 가운데 72억원에 대하여는 해당 학교별 학교회계에 보전하도록 하고 나머지 37억원은 시교육청에 반환하도록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