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무혈 쿠데타] 국내 외환시장 '무덤덤'

원·달러 환율 하락, 외평채 가산금리 유지…


태국의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되레 떨어지고 외평채 가산금리도 큰 변동이 없었다. 태국 쿠데타에 따른 아시아 통화의 포지션 조정이 있었지만 워낙 제한적이어서 원화 환율이 태국보다 국내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전날보다 1원70전 오른 953원90전에 거래되다 수출업체 물량 등으로 하락세로 반전, 결국 950원80전에 끝났다. 태국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어제 종가보다 1원40전 떨어지며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 현상이 이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원화 환율이 개장 이후 소폭 상승한 것은 전날 급락에 따른 반등 때문이지 쿠데타에 따른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주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아시아 국가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현 시점에서 볼 때 영향력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진우 농협선물 금융공학실장은 “태국 쿠데타로 뉴욕시장에서 한때 엔화 등 아시아 통화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태국이 차지하는 포지션이 크지 않은데다 태국 자체가 워낙 불안해 국제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거래되는 우리나라의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가격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쿠데타가 발생했던 19일 외평채 가산금리는 오는 2013년 만기물이 68bp, 2014년 만기물이 71bp로 전 거래일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아직까지는 태국 쿠데타에 따른 영향력이 제한적이지만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도 “태국 주식시장 휴장으로 큰 여파가 없었지만 개장시 외국인 주식 매도 규모에 따라 아시아 지역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쿠데타 같은 사건은 참가자들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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