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동일본대지진 당시 부품공급망 붕괴로 생산에 큰 타격을 받았던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언제 닥칠지 모를 재해에 대비해 수만곳의 부품공장 정보를 연계하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나섰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일본 국내 1만3,000개 부품업체의 생산정보를 파악해 대형 재해로 일부 협력업체가 피해를 당하더라도 곧바로 대체부품을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자본 출자한 1, 2차 협력사뿐 아니라 도요타 본사 차원에서는 전혀 관리하지 않았던 10차 하청업체까지 총 1만3,000개사, 전국 약 3만개의 생산거점 정보를 수집하는 광범위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어떤 재해나 사고가 발생해도 약 4,000개의 자동차부품을 차질없이 조달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이 같은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 3월11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전력과 운송에 차질을 빚고 부품조달이 끊겨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계의 2011년 당시 국내 생산대수는 전년 대비 12.8%나 급감했다.
도요타는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재해시 피해지역에 위치한 생산거점과 부품을 신속히 파악, 곧바로 대체 조달처를 물색해 부품을 확보하고 정기적으로 거점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일본뿐 아니라 해외 공장이 위치한 10개 지역에도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닛산도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공급망 DB를 마련했다. 닛산은 거래처 공장의 입지와 생산부품 등의 정보를 파악해 만에 하나 발생할 생산차질에 대응할 태세를 갖췄다. 현재까지 일본뿐 아니라 2011년 대홍수가 발생했던 태국과 유럽·미국·중국·인도 등에도 이 같은 DB를 구축했으며 앞으로 멕시코와 브라질 등에서도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