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주택업체 부도 도미노/허스·에덴·로얄·남성종건 등 줄줄이

◎불경기에 「한보사태」 이후 은행대출 끊겨한보 부도 이후 은행권의 중소주택업계에 대한 대출이 거의 중단, 주택업체들이 도미노 부도현상을 빚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잘 알려진 업체 중 상당수가 잇따라 쓰러지는등 심각한 부도사태를 맞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올들어서는 비교적 탄탄하다고 알려진 기업중 상당수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고 있어 정부의 긴급자금 지원 없이는 당분간 이같은 도미노부도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중소주택건설업체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를 만든 허석 회장 소유인 허스개발이 부도를 낸데 이어 대구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에덴주택도 최근 자금난을 겪어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 현재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 상태다. 또 로얄종합건설, 남성종합건설, 화신종합건설 등 부산지역에서 내로라 하는 업체들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등 중소건설업계의 부도사태는 당분간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부도사태에 대해 업계에서는 「쓰러질 기업이 쓰러졌다」라는 평가가 일반적이었으나 올들어서는 내실있는 업체가 잇따라 도산하면서 「어느 건설업체도 쓰러질 수 있다」라는 분위기가 번져나가고 있다. 중소주택업계의 도미노부도현상의 원인은 주택경기의 깊은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보부도 사태 이후 은행권으로부터의 대출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업계는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끊긴 것은 물론 최근에는 담보대출조차 받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산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는 L사의 자금담당 관계자는 『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 위해 담보를 제공했지만 은행측은 대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서 『현재 분양중인 아파트도 팔리지 않아 자금이 회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대출이 거의 중단돼 하루하루를 넘기기가 줄타기 곡예를 하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급한대로 고금리의 사채를 얻어쓰고는 있지만 요즘들어서는 그마저도 얻기 힘든게 주택업계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D사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은 이미 신용대출받은 금액에 대해 은행으로부터 담보제공을 요구받거나 만기가 되지 않은 대출금에 대해서도 빨리 돈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중소주택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기피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웬만한 중견기업들도 쓰러지는 마당에 기업구조가 불안한 중소주택업체에 대한 지원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정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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