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한국화의 명맥을 이어오며 ‘현대 수묵화의 거장’으로 불렸던 남천(南天) 송수남 화백이 8일 오전 3시 3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지난 2주 간 급성 폐렴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상태가 악화해 이날 새벽 가족과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백은 1938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가 4학년 때 동양화과로 옮긴 이후 스웨덴 국립 동양박물관 초대 개인전을 비롯해 30번이 넘는 개인전을 가졌다. 동경국제비엔날레, 상파울로 비엔날레, 타이페이 국제현대수묵화전 등 국제전에서 대표적인 한국화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1975년부터 2004년까지 모교인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을 양성했고 홍익대 박물관 관장, 서울미술대전 운영위원, 동아미술제 심사위원, 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전통 수묵화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토대로 현대적 조형성을 추구하며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나친 상업주의, 복고주의와 권위주의로 한국화의 위기를 맞은 1970년대 말에는 ‘새로운 한국화의 정립’을 내세우며 일어난 ‘현대 수묵화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은 10일. (02) 2227-7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