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시생산 돌입…원산지 문제등 걸림돌

지난 15일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인 리빙아트가 ‘개성산(Made in Gaesong) 냄비’를 출고한 지 7시간만에 서울의 한 백화점 진열대에 놓였다.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북한당국이 2,000만평 규모의 공단(배후도시 1,200만평 포함)을 3단계로 나눠 건설키로 합의한 지 4년 만의 일이다. 반도체 플라스틱 부품업체인 에스제이테크도 28일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나머지 13개 업체도 내년 상반기 중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1단계 부지 100만평은 오는 2007년까지 2,205억원을 들여 개발될 예정이며 현재 4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에 버스로 출퇴근하는 북측 근로자들은 현재 1,288명, 한달 임금은 57.5달러(약 6만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단계 개발이 완료될 경우 경제적 효과는 남북을 합쳐 697억 달러에 이르며 완공 후 해마다 149억 달러의 추가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력ㆍ통신ㆍ용수 등 인프라 구축, 원산지 문제, 전략물자 수출제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리빙아트가 첫 시제품을 생산하던 날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전략물자를 북한에 반출할 경우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시범단지 입주업체 15개 중 2개는 미국의 수출통제규정(EAR)에 묶여 아직 통일부의 사업자승인을 받지 못했다. 지난달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한국을 경유해 수출되는 개성공단 제품도 특혜관세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바람직한 선례지만 다른 지역으로 재수출될 때에는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어렵다. 관세청은 관련 고시를 제정,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남측에서 생산ㆍ공급한 재료 등을 사용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물품의 원산지를 ‘한국산’ 또는 ‘한국산(개성)’으로 표시토록 할 방침이다. 북한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비된 전력ㆍ통신 인프라 등도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리빙아트는 시제품 생산에 자체 발전기를 사용했으며 개성공단에 시공중인 업체들은 아직 인편으로 서울과 연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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