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F와의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 공동망 구축 협상이 백지화되면서 WCDMA망은 독자망 구축으로 가닥이 잡혔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SK텔레콤과 KTF는 수 차례에 걸쳐 WCDMA 공동망구축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으나 서로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다음달초 WCDMA 서비스와 관련해 망 구축, 투자규모 및 실시 시기 등 `WCDMA 마스터플랜`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그동안 공동망 구축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KTF는 이미 망 구축이 90%가량 완료된 서울지역을 제외한 전국 81개시에 대해 망을 함께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SK텔레콤측은 군ㆍ읍ㆍ면 지역에 한해서만 공동망을 깔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양사는 군ㆍ읍ㆍ면 지역에 대해서는 2010년 이후에나 WCDMA 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어 SK텔레콤측이 사실상 공동망 구축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KTF측은 받아들이고 있다.
WCDMA 망 구축에 양사가 모두 4조원을 투입할 계획인데 KTF측은 공동망을 구축하면 2조원 가량이 절감돼 통신인프라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소비자 요구와 유동적인 서비스 공급 등을 고려할 때 함께 망을 사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계속 강조해 왔다.
KTF측은 “공동망 협상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결국 독자망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공동협력을 통한 투자비용 축소는 곧 고객 서비스 강화로 연결되는데 SK텔레콤이 지나치게 자사의 자금력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프라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아래 공동망 구축을 독려해온 정통부도 “공동망 구축은 양사의 합의아래 이뤄질 문제라서 정부에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이달말께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크다”며 `공동망 무산`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편 양사의 독자망 구축에 대해 WCDMA 장비업체는 반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WCDMA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이통사들의 WCDMA 투자 축소와 연기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공동망까지 구축되면 매출 축소가 불가피했던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