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떨이" 파격분양 잇따라

중도금 줄이고 잔금 비중 60%까지 높여…일부 출혈감수 분양가 대폭할인 재분양도

중도금을 잔금으로 돌려 투자자의 초기 투자부담을 줄이거나 분양가를 할인해 재 분양하는 건설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장기 적체된 아파트의 분양가 할인은 일종의 재분양으로 낮 설지 않지만 일부 건설업체는 중도금 부담을 줄이는 대신 잔금 비중을 50~60%까지 높이는 파격적 계약조건을 내걸며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아파트 e-편한세상을 공급한 삼호는 대형평형 중 미 분양된 가구의 잔금을 분양가의 절반으로 높인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이곳 56평형은 총 분양가가 8억을 웃돌지만 입주전까지 분양가의 절반 정도만 무이자 융자 등을 통해 우선 부담하게 된다. 중도금을 잔금으로 돌리는 단지가 수도권 지역에 이어 서울 인기지역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 5월부터 수원 망포동에 공급중인 휴먼빌은 미 분양분이 안 팔리자 최근 계약금 5%, 잔금을 55%까지 올려 재분양하고 있다. 보통 잔금은 분양가의 20%지만 잔금을 분양가의 절반으로 높일 경우 계약자의 초기 투자 부담이 줄게 된다. 계약금과 함께 중도금도 회차별 납입금이 줄어 계약자에게는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자금 운용상 중도금에 크게 의존하는 건설사에게는 큰 부담이다. 화성, 수원등에 분양중인 L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는 파격 조건을 내세우며 ‘출혈’하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의 침체 골이 깊은 탓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 저층부 잔여 물량만을 남겨놓은 건설사들도 잔금 비중을 신축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으로 잔여 분을 처분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 교하지구에 지난해말 공급된 S건설 아파트는 저층 미분양가구 계약자에게 잔금비중을 40%에서 많게는 60%까지 올려주고 있다. 분양가 할인은 물량 처분에 상당한 효과가 예상되지만 건설사는 상당부분 수익성을 포기해야 한다. 지난해말 경기 광주 초월면에 공급된 대주파크빌은 지난 10월부터 재분양에 나서면서 51평형은 최대 2,500만원까지 분양가를 낮췄다. 앞서 의정부 용현동 신도브래뉴는 할인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지난해말 공급이후 90% 넘게 쌓인 미분양의 분양가를 최고 2,500만원 깎아 재 분양해 단기간 계약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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