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의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대북 압박이 가시화되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5일 “만약 북한이 핵실험까지 한다면 그것은 북한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북한이 그야 말로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반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대북 문제에 대한 기존의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반 장관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개최된 ‘21세기 동북아 미래 포럼’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만약 북한이 핵실험 조치까지 취하게 되면 북한 스스로 이제까지 고립돼 왔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키고 그때는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없는 길로 가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수장이 ‘경고’라는 단어를 사용해 북한을 직접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한국 정부도 이제 대북 압박 전선에 합류한 것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에서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심도 있는 공동이해를 나눴으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전술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 “조만간 긍정적인지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평가를 내려야 할 시점이 오고 있다”며 안보리 회부의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힐 차관보는 지난 23일 인천공항에 입국하면서 북한이 6자 회담을 계속 거부한다며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6자 회담 외에 안보리 회부 등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6자 회담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다른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는 일반적ㆍ상식적 발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