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시행령 입법예고] 증권업계 반응

"자금조달 기능 생겨 IB업무 활성화 될것"

증권업계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에 대해 신용공여와 지급보증 허용 등으로 투자은행(IB) 업무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진입장벽을 낮춘 것에 대해서는 경쟁과열과 대형 IB 탄생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상무는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단기 대출 기능이 없어 대형 딜을 할 때 외국계나 대출기관을 동반했으나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기능이 생겨 IB 업무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중민 증권업협회 법규업무실 팀장은 “진입 장벽이 낮아져 시장의 자율적 경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큰 취지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유신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도 “진입 규제를 대폭 풀어줘 위탁매매와 같은 단순 업무에 대해 소규모 금융회사가 많이 생겨나게 하면서 동시에 대형 금융회사 출현을 유도한다는 취지는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투자회사 설립 기준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고 세분화된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대형 금융투자회사 설립 기준이 자기자본 2,000억원으로 정해져 단기에 글로벌 IB 출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고위관계자는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대형 IB가 성장할 수 있었던 선진국에 비해 한참 늦게 관련법이 마련된 우리 입장에서 진입 기준을 너무 낮춤에 따라 대형 IB가 탄생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퇴출과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많은 수업료를 지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진입장벽이 낮아져 다양한 시장 참여자가 들어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증권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 참여자가 있다면 오히려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또 대형 IB 출현을 위해선 제도 개선 외에도 업계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전문 인력확충과 다양한 국제 활동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쌓아가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또 규제 완화와 겸영 허용에 따른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및 감독당국의 감독을 어떻게 강화해나갈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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