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표절한 게 아니니 영화 ‘암살’을 계속 상영해도 좋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영화 암살은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거나 유사한 2차 저작물인 만큼 상영을 중지시켜달라’며 소설가 최종림 씨가 암살의 제작사인 케이퍼 필름을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여성저격수와 같은 인물 유형이나 임시 정부에서 암살을 조선으로 파견한다는 등의 추상적 줄거리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아이디어의 영역”이라며 “여성 주인공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은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이어 “최 씨의 소설은 전체 줄거리에서 요인 암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주인공들과 대립해 그와 같은 임시정부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인물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영화에서 암살은 등장인물들이 달성하거나 저지하여야 할 최종 목표로서 극의 중심을 이루는 소재인 만큼 요인 암살 임무에 종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전체적인 줄거리나 인물 사이 관계, 구성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소설과 최 씨는 지난 10일 암살 상영을 중단해 달라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이와 함께 최동훈 감독과 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 배급사 쇼박스의 유정훈 대표를 상대로 1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가처분 사건은 우선 판단이 내려졌지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별도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