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중간선거 참패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앞으로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민개혁 법안에 대한 의회의 협조가 없으면 행정명령을 강행할 것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먼저 “공화당은 명백히 기분 좋은 밤을 보냈고, 그들은 선거를 잘 치른 데 대해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보낸 양당이 협력해 일을 제대로 잘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들었다. 이제 다 함께 협력해 일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임기 2년 동안 계속 일을 열심히 하고 공화당의 생각을 듣겠다. 최대한 생산적이 될 수 있도록 공화당 주도의 새 의회와 열심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화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민개혁과 관련, 공화당의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의회 차원의 조치가 없을 경우 “올해가 가기 전에 이민시스템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해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강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의회가 조처를 하면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없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과 최대한 대화하고 협력하겠지만, 핵심 국정 어젠다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자칫 공화당과의 마찰 속에 정국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강행하는 것은 “소 앞에서 빨간 깃발을 흔드는 것”이라며 행정명령에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공화당은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불법이민자 사면법’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과 마찰을 빚고 있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안)에 대해서도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넘을 수 없는(양보할 수 없는) 분명한 선이 있다”고 말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