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보유 지지 20년새 급감…찬성여론 50% 밑으로

북한의 핵위협에 대비해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국내외 여론이 지난 20년 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용섭 국방대학교 교수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글로벌전략경영원(GABI)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1996년부터 5차례 실시된 국내외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1990년대 중반 90%를 넘었던 한국의 핵보유 지지여론이 최근 50% 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갈수록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지지하는 여론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 교수에 따르면 지난 1996년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RAND) 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91.2%에 달했다.

같은 연구소가 3년 뒤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비율이 82.3%로 하락했다.

또 아산정책연구원이 북한의 3차 핵실험(2013.2.12)을 이틀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66.5%가 찬성한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한 교수는 전했다.

같은 연구원이 3차 핵실험 이후 3월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비율이 61.9%로 다시 내려갔다. 당시 아산연구원 측은 한 달 만에 찬성 여론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핵무기 개발을 찬성했던 60대 이상 노년층의 비율이 79.5%에서 60.7%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핵정책학회가 이달 초 아산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상대로 조사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찬성 여론이 50%를 밑도는 49.3%로 집계됐다고 한 교수는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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