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반대로 운영 차질" 논란

5월에 열린 세계중소기업연맹 서울대회
중소업계 "예산지원없어 일부 비자 못받기도"
중기청 "사전협의 없었고 중복지원 무리" 해명


UN에서 지원하는 국제중소기업 관련기구의 세계대회 국내 개최를 정부가 반대, 대회운영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졌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세계중소기업연맹(WASME) 한국연합회는 “지난달 26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54개국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던 세계중소기업연맹(WASME) 제17차 세계대회 개최를 중소기업청이 정당한 이유없이 반대, 행사운영에 커다란 곤란을 겪었다”고 11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중기청에 예산 및 행정지원을 수차례 요청했었으나 지난 3월에야 이를 거절한다는 최종 통보를 해온 탓에 자칫 대회가 무산될 수도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5~6개국 참가국 임원들은 이 때문에 비자를 발급 받지 못해 입국 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인복 사단법인 소상공인연합회장겸 WASME 한국연합회 회장은 이날 “정부산하 사단법인이 국제행사 등을 개최할 때 정부가 일정부분 지원을 해야한다는 관련법규에 근거 중기청에 예산 등을 요청했지만 행사 1개월여를 앞두고 거절 통보를 받았다“며 “결국 3월말에 산업자원부 장관과 담판을 져 어렵사리 대회를 열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회 보고서 작성이 마무리 되면 이번 문제에 대회 정부 사정기관에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번 대회는 산업자원부가 인정할 만큼 성황리에 마쳤다”며 “국내 중소업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행사 개최와 관련, 중소기업청이 예산지원이 힘들다며 대회개최를 사실상 반대했다는 것. 중기청은 WASME 한국연합회의 지원요청에 대한 회신공문에서 ‘중소기업 핵심단체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중소기업 세계대회를 중복해서 지원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답변이 있어 지원하기 힘들다’고 지원거부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양봉환 중기청 정책총괄과장은 이와 관련, “국제대회를 개최할 때는 주무부서와 사전협의 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 대회는 전혀 협의가 없었다”며 “특히 대회 1년 전에 예산지원 요청을 해야 하는 절차를 무시해 지원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업계는 중기청의 거부 이유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중소업계는 기협중앙회가 중소기업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중소기업자대회(ISBC)의 한국대표로 참가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성격의 또 다른 국제대회의 국내 개최를 달가워 하지않았던 것을 문제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승환 기협중앙회 실장은 이와 관련, “중앙회는 중기청에 반대든 찬성이든 어떤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중소업계는 “이번 논란은 결국 중소기업 관련기관의 밥그릇 싸움으로 중기청이 그 가운데 서서 줄타기를 하며 기협중앙회의 손을 들어 준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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