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시장 올 겨울 '한파주의보'

SKT 이어 KTF도 보조금 줄여…성수기불구 내수위축 전망


올 겨울 휴대폰시장에 한파 주의보가 내려졌다. SK텔레콤에 이어 KTF도 법정 보조금을 인하, 휴대폰시장의 전통적 성수기인 겨울시즌이 어느 때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TF는 11월 23일부터 월 평균 이용금액 7만원 미만, 사용기간 7년 미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법정 보조금을 1만~2만원 인하한다고 25일 밝혔다. 월 평균 이용금액 4만원 미만인 고객은 2만원이 인하되고 4만~7만원인 고객은 1만원이 인하된다. 단 7년 이상 가입 고객과 7만원 이상 가입 고객에게 지급되는 법정 보조금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5년 미만 사용에 3만원 미만 사용 고객이 받는 법정 보조금은 7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어 들게 된다. 이동 통신사들은 지난 분기에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 지출이 많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SKT는 이 달부터 법정 보조금을 1만~2만원 가량 인하했다. 이동통신 3사는 법정 보조금 외에 지급되는 불법 보조금도 자제하고 있어 휴대폰 내수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이동 통신사들이 저마다 법정 보조금 인상과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출혈 경쟁을 벌인 지난 6월에는 번호이동 고객만 1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이 뜨거웠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에 대한 압박과 통신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로 휴대폰시장은 3ㆍ4분기 들어 급격히 냉각됐다. 실제 3ㆍ4분기 순증 가입자는 32만명으로 지난 2ㆍ4분기의 46만6,000명에 비해 10만명 이상 감소했으며, 번호이동 고객도 55만명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동 통신사들이 법정 보조금마저 줄인 상황에서 불법 보조금을 늘이기도 어려워 휴대폰시장 냉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T와 KTF의 보조금 인하에 따라 번호이동 시장에서 LG텔레콤으로의 쏠림 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T가 상대적으로 타사에 비해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반면 SKT에 비해 큰 차별성이 없어진 KTF는 번호이동 시장에서 점유율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휴대폰 제조사들은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지급 축소에 따라 중저가 제품보다 고가 제품에 치중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고가 제품은 상대적으로 기기변경 수요가 높아 보조금 지급에 대한 영향이 중저가 제품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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