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인 포비커는 지난해 매출이 10억원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서는 1ㆍ4분기에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 초기 3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20명으로 늘어났으며 매달 50여명의 입사 지원자가 찾을 정도로 지명도도 높아지고 있다. 고종옥 포비커 사장은 "스마트폰시장 활성화로 누구나 자유롭게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고 시장 평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기 때문에 신생벤처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벤처기업이 처음으로 2만개를 돌파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모두 3,700개의 벤처기업이 탄생해 사상 최대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대규모 자금과 인재까지 몰려 새로운 벤처붐을 예고하고 있다. 19일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벤처기업 수는 지난 18일 1만9,998개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16개가 새로 인증을 접수함에 따라 12년 만에 처음으로 2만개를 넘어섰다. 벤처기업은 2001년 벤처거품이 절정이던 당시 1만1,392개까지 늘어났지만 부침을 거듭해오다 최근 벤처기업에 대한 보증확대, 신성장동력산업 열풍 등에 힘입어 2만개시대 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벤처기업이 3,699개나 늘어나며 2000년의 기록을 2배가량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의 증가폭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녹색성장과 스마트폰 등 기술혁신이 필요한 분야가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는데다 경기회복세까지 가세하면서 벤처업계가 단연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 들어 창업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3월 신설법인은 5,632개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1월부터 3월까지의 누적 신설법인 수는 최근 5년간 같은 기간의 누계 평균을 13.7%나 초과했다. 이 중 30세 미만 연령층의 창업이 지난해보다 76%가량 늘어나며 창업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청이 '실험실 창업'을 위해 실시한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에는 모두 4,435명의 지원자가 몰려 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벤처투자도 희색을 띠는 분위기다. 한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4곳의 벤처캐피털로부터 한꺼번에 투자제의를 받았다"면서 "2000년 이후 벤처투자가 전무했지만 요즘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1ㆍ4분기 벤처캐피털의 투자규모는 1,6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44억원보다 78%나 급증했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중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일부 안정된 벤처기업의 경우 10곳 이상의 투자가가 경쟁적으로 몰리는 사례도 있다"며 "다만 투자금액이 커지다 보니 창업 초기 벤처투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벤처업계는 이제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튼튼한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안게 됐다"며 "모방을 통한 따라잡기식 성장을 넘어 창조적 제품으로 글로벌시장에서 활동하는 새로운 벤처생태계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