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장기호황 막내리나

09/17(목) 19:11 장기간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퇴조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아시아 및 중남미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번영의 오아시스」로 남아있던 미국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미 경기의 쇠퇴 여부는 곧바로 금리 인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 경기의 하락징후는 이날 발표된 몇가지 지표에서 한꺼번에 드러났다. 우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 보고서를 통해 올 4·4분기와 내년도 경기전망이 매우 어둡다면서 미국 경제의 호황기조가 이미 퇴조하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12개 지역 연방은행의 조사자료를 총괄했다는 점에서 가장 신뢰성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화학, 건설자재, 철강업체의 경우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출 부진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도 이날 의회에 출석, 『특히 제조업과 농업부문이 세계 경제위기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비록 미국 경제가 지금은 양호하지만 처음으로 붕괴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FRB는 또 이날 8월중 공업생산이 1.7%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자동차부문을 제외하면 실제 성장률은 0.1%에 머물러 해외수요 감퇴로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8월중 소매 판매고도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 0.3%밖에 늘어나지않아 사실상 전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경기를 지탱해왔던 미국 소비자들의 왕성한 소비활동이 뉴욕증시 하락, 세계 경제위기 등의 영향으로 점차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FRB는 이같은 어두운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중 국내 소매부문과 건축부문에서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돼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졌고 오히려 아시아 경제위기로 물가상승 압력은 거의 없다면서 아직은 미 경제가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제지표에 대해 기업들의 해외수출 감소가 제조업부문을 중심으로 미 경제에 본격적인 파급효과를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의 양대 수출국인 캐나다와 멕시코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큰 부담이다. 특히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지역마저 위기에 휩싸일 경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떨어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세계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미 경제에 대한 소비자 및 기업들의 신뢰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밖에 미네아폴리스 연방은행은 이날 『가까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를 끝맺었다. 【정상범 기자】 <<'마/스/크/오/브/조/로' 24일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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