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제작 명필름)의 승승장구가 심상치 않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2일 개봉한 '건축학개론'은 24일 하루 전국 585개의 상영관에서 24만 1,561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달 화제작으로 꼽히는 '화차'(감독 변영주)를 제치고 개봉 이후 줄곧 평균 30%의 점유율을 보이며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3일간 누적 관객은 49만 2,601명.
특히 2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3월 '러브픽션', '화차'가 줄줄이 흥행에 성공한 만큼 4월은 '건축학개론'이 그 뒤를 잇지 않을까 점쳐지고 있다.
'건축학 개론'은 건축과 사랑, 추억이라는 상관관계를 잔잔하고 담백하게 엮어가며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추억의 망울을 살포시 건드린다.
건축학과 스무 살 승민(이제훈)은 건축학 개론 수업에서 피아노학과 서연(배수지)을 만난다. 어떤 그림을 그려도 어울릴 것 같은 순백색의 도화지 같은 서연, 그의 풋풋한 매력에 승민은 마음을 빼앗긴다. 처음이라 모든 게 서툴렀던 승민은 '좋아한다'는 고백을 그저 마음 속에만 품는다. 그렇게 15년이 흐른다. 건축가가 된 승민 앞에 첫사랑의 그녀가 나타난다. 다짜고짜 집을 지어달란다. 처음의 당황스러움은 뒤로 하고 어느덧 승민은 서연의 눈망울에서 슬픔을 읽는다. 그녀의 마음을 이해한다. 둘은 집을 짓기 시작한다. 건축은 사랑, 추억과 닮아 있다. 켜켜이 쌓이는 벽돌과 조금씩 완성돼 가는 서연의 집을 바라보며 풋풋했던 지난날 기억의 조각들도 하나 둘 맞춰진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왠지 나의 풋풋했던 지난날의 이야기인 것만 같은 느낌 혹은 지금의 내가 경험하는 설렘일 것 같은 느낌, 관객은 어느덧 '첫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함께 나눈다. 첫 사랑. 가장 서툴렀지만 아름답게 추억하는 지난날이다. 한번쯤 들춰보고 싶을 때가 있다. 어설프게 써 내려간 습작을 보고 괜스레 웃고 살아가는 기운을 얻는다. '건축학 개론'은 그렇게 따사로운 봄날 값진 추억의 되새김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