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또 먹구름… 금ㆍ원유값 폭락

유럽 위기에 4~5%대 떨어져


유럽발 위기에 대한 우려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금과 원유를 비롯한 국제상품 가격이 줄줄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3개월 전만 해도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섰던 금값은 1,500달러대로 주저앉았고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합의 소식까지 맞물려 하루 만에 5%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1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76.20달러(4.6%) 급락한 온스당 1,586.9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뉴욕 마감가 기준으로 지난 7월13일 이래 최저치이자 금값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도는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값이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에서는 금값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로존 위기와 함께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달러화 대체투자 수단으로 각광받던 금 수요가 급감한 탓으로 풀이된다. 금과 함께 원유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폭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5.6%의 낙폭을 보이며 배럴당 94.58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럽발 세계경기 둔화로 수요감소 전망에 힘이 실리는 와중에 OPEC이 산유량을 하루 3,000만배럴로 늘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는 속락했다. 이밖에 이날 뉴욕시장에서 은 가격은 하루에만도 7.4%나 하락하면서 4월의 고점(온스당 49,845달러) 대비 42% 떨어진 온스당 28,935달러에 마감했으며 면화와 밀ㆍ콩 가격 등도 모두 가파른 낙폭을 보였다. 이처럼 국제상품 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24개 원자재 가격을 종합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 GSCI지수는 전날 대비 4.1% 떨어져 621.93을 기록했다. 미 시카고 소재 클리어트레이드커머더티스의 스콧 조스 대표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다"며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약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