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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팽창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도, 고용창출도 어렵습니다.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벽을 넘어야 해요."
박병원(사진)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우리나라 국가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을 묻자 "소득수준이 높아져도 하루 세 끼 먹는 밥을 네 끼, 다섯 끼 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제 사람들이 더 나은 상품ㆍ서비스를 요구하는 단계에 도달했고 그것을 충족시켜나가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양'에서 '질'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박 회장은 "1인당 국민소득 80달러에서 2만달러로의 성장은 못 먹던 거 먹고 없었던 라디오ㆍ냉장고ㆍ자동차를 장만하는 과정이었지만 2만달러에서 4만달러를 가는 과정은 고부가가치를 통해야 가능하고 이건 굉장히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는 음식점도, 자동차도 너무 공급이 많다"며 "앞으로는 내수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화 수요를 일으키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서비스산업총연합회 초대회장이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근무시절에도 집요하게 서비스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창조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이 발전해야 하고 서비스업이 발전하려면 제조업과의 차별부터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업에 불이익을 주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현실이 그렇게 됐다"며 "제조업을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려 놓은 전략ㆍ전술ㆍ정책을 서비스업과 농업에도 적용을 해야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문화ㆍ예술이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현재 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등 문화계의 여러 직책도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부흥ㆍ국민행복과 함께 '문화융성의 시대'를 강조한 것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였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라고 500만원, 1,000만원짜리 명품가방을 못 만들 이유가 없다"며 "문화ㆍ예술을 산업과 접목시키는 것이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산업 고부가가치화의 첩경"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