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골프] 정기인 한양대 디지털정보학부 교수

골프에 관한 경험담보다는 평소 개인적으로 가져왔던 단상을 적어보려 한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 골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는 민족적 내력이 있다. 우리는 농경민족으로 호미와 쟁기로 밭을 갈고 논을 갈아엎으며 살아왔다. 특히 세계에서 호미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했다고 한다. 호미를 장구한 세월 사용하다 보니 손목에 우리만의 근육이 생겼다고 한다. 이는 장장근(掌丈筋)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타 민족에게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하던 호미질, 도끼질, 곡괭이질, 팔매질 등에서 나온 자세가 골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어드레스 자세다. 도끼질을 잘 하려면 양팔에는 힘을 빼고 양손바닥으로 도끼자루를 적당히 잡은 후 장장근으로 도끼를 하늘 높이 들어올린 뒤 약간 멈췄다가 도끼의 무게를 느끼며 내리치면 된다. 이때 자세를 보면 몸에는 힘이 빠져 있게 되며 양다리와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장장근 덕택에 골프, 탁구, 양궁, 필드하키, 핸드볼, 배구, 농구, 야구 등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 할 수 있다. 특히 `고스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민족적 스포츠`가 된 것도 바로 장장근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번 고스톱 판을 벌렸다 하면 며칠 밤 정도는 끄떡없이 계속한다. 이는 아무리 `하프 스윙`을 하더라도 장장근 덕택에 피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풍월에 의하면 고스톱은 일본 사람들이 개발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일본은 일찌감치 제치고 우리 것이 돼버린 것이다. 특히 고스톱은 남성보다 여성들 사이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농사에서 호미는 주로 여성이 사용하던 농기구다. 따라서 장장근은 여성들에게 주로 유전되어 고스톱에서도 우월한 소질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미국 등 해외에 진출한 여러 명의 여성 골프선수들이 일년에도 몇 차례씩 우승을 하고 세계 톱 랭크에도 진입하는 것을 보면 장장근의 유전적 기능 덕택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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