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병주(69) 서강대 명예교수는 8일 취임 일성으로 “(건설ㆍ조선업 구조조정 대상기업 선정 시한으로 못박은) 오는 23일은 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것이고 우리는 준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데드라인보다 늦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날짜를 중시하지 말아달라”며 “100m를 뛰든, 1,000m를 뛰든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가 필요하고 빨리 하는 게 좋은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무리 없이 추진하는 것이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의 구조조정이 지난 1997년의 쾌도난마식 IMF 구조조정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기업 구조조정은 법도 없이 선제적ㆍ사전적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채권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처리하고 만약 분쟁이나 이견이 생기면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가 조정해주는 역할을 통해 이뤄진다”며 “은행ㆍ보험 등 금융업권 간에도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잘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역할은 파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에 있다. 기업들이 혁식적인 기업활동을 하게 만들고 금융기관이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시장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시키는 것이 위원회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세계 금융위기가 조기에 끝나면 조정위원회의 활동은 6개월 만에 끝날 수 있으나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1년 정도면 (기업 구조조정) 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는 다음주부터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빌딩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대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