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넷-본텍 합병,'ES효과'강화 포석(?)

현대오토넷[042100]과 본텍이 시장의 예상대로 합병 수순을 밟아나감에 따라 이번 합병이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특히 '정의선 효과'로 표현되는 지배권 승계 문제에 미칠 영향이 14일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대형 전장부품업체의 등장이라는 표면적 현상외에도 내년 상장될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의 변수인 글로비스에 미칠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 글로비스에 '+'..'ES효과' 커질 듯 = 양사간 합병의 시너지효과는 그간의주가 급등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부분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다. 2002년 현대차그룹은 당시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 기아차 사장이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던 본텍과 그룹의 지주회사격이었던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시도했다시장의 부정적 평가로 철회한 뒤 '새 판'을 짜기 시작했다. 이후 정 사장은 지난해 그룹의 물류업체 글로비스의 지분 일부를 매각한 뒤 올2월 기아차 지분을 1% 가량 사들인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자신의 본텍 지분 30%를 지멘스에 매각한 뒤 지난 1일 기아차 지분을 다시 1.99%로 늘렸다. 증권가가 예상하고 있는 '기아차 중심 경영권 상속구도'를 뒷받침하는 행보다. 이번 양사의 합병 역시 이런 구도하에 이뤄지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정 회장과 정 사장이 각각 35.15%, 39.8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사로 지배권 상속의 핵심축이자, 그룹 물류를 독점함으로써 급성장이 가능했던 글로비스를 내년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룹의 강력한 지원으로 급성장한 이 회사가 상장후 높은 기업가치를 갖게 되면 정 사장이 이 회사 지분 일부를 팔아 기아차 지분을 늘리는 수순에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글로비스의 가치 극대화'가 상속의 중요한 포인트인데, 글로비스는 정 사장이 지분 확대에 나선 기아차(39.72%)와 함께 본텍이 30% 지분을 갖고 있어 현대오토넷-본텍 합병사 가치제고는 곧바로 글로비스의 가치 극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합병 효과는 전망 엇갈려 = 양사간 합병시 상속구도를 떠나 순수한 기업가치가 늘어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강상민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이 본텍을 육성하면서 나타났던비효율성이 제거되고 전장부품분야가 집중 육성됨에 따라 합병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보다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목표가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증권 송상훈 애널리스트는 "전장부품의 성장성이 높지만 합병사 매출90%를 현대차그룹에 의존하고 있어 합병 이후 추가로 매출이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울러 현 주가가 올해와 내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29배, 25배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시장수익률' 의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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