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북해산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70달러선까지 떨어지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등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석유장관회의를 앞두고 일부 OPEC 회원국 당국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OPEC의 한 당국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로 떨어지면 OPEC의 행동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OPEC 당국자도 "우리는 배럴당 100달러에 익숙해 있다"며 유가가 70달러까지 떨어지면 OPEC이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OPEC 측은 표면적으로는 유가가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압달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석유시장 전망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유가 약세가 우려할 만하지만 겁을 먹을 수준은 아니다"라며 "시장 펀더멘털에 비해 낙폭이 크다"고 밝혔다. WSJ는 "OPEC 내부에서는 올해 말까지 배럴당 75달러를 마지노선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여름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급락세로 일부 산유국들의 재정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27일 OPEC 석유장관회의에서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6일에도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11% 하락한 배럴당 82.86달러에 마감했고 서부텍사스원유(WTI)도 이날 0.98% 떨어진 배럴당 77.91달러를 기록했다. 도이체방크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까지 내려가면 OPEC 회원국 대부분이 재정적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내년에 재정을 유지하려면 배럴당 117.5달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OPEC은 이날 발표한 석유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17년 OPEC 회원국의 생산원유 수요가 미국 셰일오일 및 가스 생산의 영향으로 14년 만에 최저인 하루 평균 2,82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을 제외한 2035년까지의 원유 수요 전망치도 모두 하향 조정했다. 유가의 경우 명목가격이 OPEC 바스켓유 기준으로 2040년에는 177달러까지 상승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가격은 2035년까지 100달러를 유지하다가 2040년에는 102달러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