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물고 늘어지는 애플에 '직격탄' 삼성전자, 애플 압박수위 높인다미국 법원에 애플-HTC 특허합의문 공개 요청구글, 애플과 중재 절차 돌입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애플이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와 체결한 특허권 사용 합의문을 공개해달라는 요청서를 16일(현지시각)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애플과 HTC가 체결한 로열티 합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애플의 판매금지 요구와 아주 깊은 관련성이 있다"며 "해당 합의에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부 특허가 포함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특허료 지급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애플과 HTC의 합의는 애플의 기존 주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결국 '애플은 금전적 손실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애플과 HTC는 지난 11일 양사가 향후 10년 동안 특허권 사용을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2년에 걸친 특허소송을 마무리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HTC가 애플에 스마트폰 1대당 6~8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선에서 협상을 체결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삼성전자는 분기당 3억5,000만~4억5,000만 달러를 애플에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HTC가 애플에 3,000억원 가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의사가 전혀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합의설을 일축했다.
한편 애플과 구글은 이날 법원 명령에 따라 스마트폰 특허소송을 둘러싼 중재 절차에 돌입했다. 애플은 법원에 제출한 서한에서 "업계 표준을 따르기 위해 필요한 스마트폰 특허료를 놓고 구글의 자회사인 모토로라가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한다"며 "애플은 모토로라와의 분쟁을 완전히 끝내기를 원하며 중재가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글은 애플에 보낸 문서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특허 분쟁의 해결을 원했으며 관련 회사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의 가능성을 환영한다"며 "개별 쟁점에 대한 해결보다는 모든 특허 분쟁을 해결할 틀을 마련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애플과 구글의 협상이 예상만큼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특허권을 둘러싸고 양사가 로열티 협상을 맺을 수는 있지만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사로 부상한 삼성전자가 애플과 치열한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애플은 또 최근에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젤리빈'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며 처음으로 구글을 직접적인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