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4만여명의 임직원들은 요즘 팀 단위로 토론을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다. 팀원 17명이 창원ㆍ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두산 정보통신 DHI사업부 재무IS팀은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화상회의를 열어 회의를 갖기도 했다. 대상도 사무직뿐만이 아니다. 생산직도 토론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그렇다고 비즈니스 관련된 회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두산그룹 전직원이 이처럼 토론에 나서는 이유는 바로 '두산 웨이(way)'의 세부 행동 지표를 본인들 스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다. '두산 웨이'의 큰 그림이 '탑 다운(Top-down)으로 만들어 졌다면 세부 실천사항은 '바텁 업(Bottom-up)'으로 만드는 작업이 그것이다.
17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의 두산 웨이 선포가 하반기 1주년을 맞는 가운데 전 직원이 참여하는 '두산 웨이 타임(way time)'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 웨이 타임은 토론 등을 통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모임이다. 각 계열사 단위 팀별로 이뤄지면 회사 여건에 따라 시기 등을 조절해 화상회의ㆍ대면회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두산 웨이 타임에서 논의된 내용은 다양하다. 팀원들이 나눈 주제 가운데 일부를 들여다 보면 ▦자랑스러운 두산인의 기질적 특성 ▦우리 팀의 근원적 경쟁력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다른 팀에서는 ▦두산의 인재상은 무엇인가 ▦혁신적인 변화지표에 맞는 행동지표는 무엇인가 등 두산웨이의 세부 실천방안들이 대부분이다.
전직원이 팀별로 나눠 토론을 갖는 것도 흥미롭지만 이들 진행도 임원급이 아닌 일반 직원이 한다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산그룹은 이를 위해 각 계열사에 '두산 웨이 팀원'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두산 웨이 팀원들이 토론 등을 이끌며 두산 웨이의 세부 밑 그림을 완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두산 웨이의 큰 그림을 그렸다며, 세부 실천사항은 직원들이 스스로 완성해 나가는 것이 다른 그룹들과 다른 점"이라며 " 여러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두산 웨이 타임' 외에도 전 직원들에게 두산 웨이 실현을 위한 소통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why 캠페인'으로 이름 붙여진 이것은 부하와 상사 직원이 '왜'냐고 묻고 서로 소통한 후 일을 시작하자는 캠페인이다. 두산 웨이 실현이 소통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된 셈이다.
'Why 캠페인'을 통해 요즘 두산그룹 전 직원들은 상사는 업무 목적과 소통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팀원들은 해당 업무에 대해 물으며 서로의 이해와 합의를 도출하도록 독력하고 있다. 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두산 웨이의 세부 사항은 직원들의 참여 하에 직원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하나 둘 정립되면서 두산 웨이의 모든 것이 완성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