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이 제조업 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4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며 수출경기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8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한 338억달러를 기록해 2009년 1월 이후 4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블룸버그 등 시장조사 전문기관이 예측한 217억달러를 121억달러나 웃도는 규모다.
이 기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7% 증가한 2,022억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7%대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전월 수출 증가율인 5.6%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수입은 지난해보다 5.3% 오른 1,684억400만달러로 전월 증가율인 7.6%에 못 미쳤다.
해관총서는 1~11월 중국의 누적 교역액이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난 만큼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잡은 교역 증가율 8%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10·11월 2개월 연속 300억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해 올 한해 중국 전체 무역흑자가 2,400억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경제참고보는 이 같은 추세라면 5년 만에 중국이 최대 무역흑자 폭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수출 호조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지역 교역 증가율은 7.6%로 전월의 6.9%보다 0.7%포인트 늘었으며 수출은 전월 대비 5.6% 증가했다. 류리강 중국 ANZ은행 수석 애널리스트는 "11월 중국 무역통계 호전은 구미 지역 경제수치 개선에 따른 것"이라며 "11월 수입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중국 내수가 아직 비교적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1월 무역흑자 규모 확대와 수출 증가율의 연이은 상승세는 중국의 내년 거시경제정책 결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무역수지 호전으로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한결 수월해졌다"며 "시장 개혁을 단행하려는 리커창 중국 총리의 정책이 더 힘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9일 발표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0일 나오는 산업·소매 생산 등 경제통계에 따라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CPI 상승폭이 3.1~3.3%에 머물며 3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등 경제통계도 제조업 경기 회복과 3·4분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미니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호전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 공산당이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과 기조 등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10일께 개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무역흑자 규모가 대폭 늘어나면서 위안화 평가절상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위안화는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와 무역수지 흑자로 달러당 6.1위안을 위협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07위안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중국 경제정책 인재로 유명한 후안강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교수는 앞서 7일 상하이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2020년 전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총량이 미국의 1∼1.7배가 되며 세계 경제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 후 교수는 2030년에는 중국의 GDP 총량이 미국의 2배 정도가 되고 소비시장 규모는 미국의 1.7∼1.9배 정도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