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서영준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화학 암 예방' 연구 세계적 성과

서영준(가운데)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학 암 예방' 연구 세계적 성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서영준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서영준(가운데)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암(癌) 정복을 위한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암의 생성원인 규명과 예방에 대한 연구성과는 노력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다. 거의 대부분 암 치료는 암의 ‘진행’ 단계, 즉 종양으로 이미 커버린 상태에서 수술 또는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을 제거하거나 죽이는 방식이다. 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크게 줄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암 연구에 대한 흐름도 변화하고 있다. 즉 암의 발전 단계인 개시→촉진→진행의 단계 중 촉진에서만 막아도 치유는 물론 예방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독성이 없는 안전한 화합물을 이용해 암으로 바뀌는 과정을 억제, 제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가 바로 ‘화학 암 예방(Cancer Chemoprevention)’이다. 서울경제신문과 과학기술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5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서영준(사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지난 15년간 발암기전 및 암 예방 연구에 몰두, 국내 최고 수준의 성과를 올렸으며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서 교수팀은 지난 96년 이후 발암기전 및 분자 암 예방 분야에서 약 114편의 SCI급(국외 전문학술지에 게재되는 급) 논문과 40편 총설 등을 발표했다. 이 같은 연구실적은 선진국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한발 앞선 것이다. 특히 서 교수팀 독자적으로 수행한 연구결과가 암 연구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리뷰에도 게재됨으로써 분자암 예방 연구성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암 발전을 미리 차단한다=화학 암 예방은 기존의 항암제를 투여해 치료하는 화학요법과는 다른 개념이다. 화학 암 예방은 70년대 중반, 미국 국립암센터의 마이클 스폰 박사가 비타민A의 유도물질이 종양발생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고 처음 사용했다. 화학 암 예방은 식품에 들어 있는 독성이 없는 화학물질 혹은 이들 물질의 혼합체를 이용해 정상세포가 암으로 바뀌는 것을 억제, 지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암의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는 목적이다. 안전한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상인도 복용할 수 있다. 암 예방 물질이 안전하다는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된 상태다. 80년대 초반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다수의 파이토케미컬의 발암억제 효능과 안전성이 평가됐다. 미국은 400여종의 화학 암 예방 물질들을 확인했고 암 예방제 개발을 위해 60여건의 임상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분자지표 이용한 암 제어 기술 구축=서 교수팀은 암의 진행과 관련된 세포 내 신호전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분자지표(Biomarker)를 이용한 발암제어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암 예방 소재를 평가ㆍ개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분자지표를 이용한 화학 암 예방은 최근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이다. 암은 개시→촉진→진행의 단계로 악화되는데 분자지표는 촉진단계에서 암을 막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촉진단계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그 과정을 차단, 지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정상세포 상태로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촉진단계는 염증 및 산화적 스트레스로 인해 세포의 항상성을 약화시키는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분자지표를 탐색해 암의 관련성을 판단, 예방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염증 관련 유전자 탐색 및 조절기전을 파악하는 것과 산화적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방어기전을 분석하는 것이다. 서 교수팀은 발암기전 및 암 예방 의약식품소재의 평가 및 활용기술을 한단계 발전시켜 암을 예방하는 의약식품 등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암 억제물질 효과 규명=서 교수팀의 핵심 연구 분야는 2가지다. ‘염증 관련 유전자 탐색 및 조절기관 규명’이 그 첫번째. 다양한 식물화학물질들의 항산화ㆍ항염증 작용이나 발암 억제 작용기전이 세포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식물화학물질들은 대부분 식물의 2차 대사 산물이며 그중에는 해충이나 주변의 동물 또는 자외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도 많다. 식용 또는 약용식물에 들어 있는 식물화학물질 중 1,000여 가지 이상이 발암억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이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5가지 표본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2단계 마우스(생쥐) 피부암 ▦마우스 대장암 ▦헬리코박터 감염에 의한 위염 및 유도 마우스 모델 ▦알코올에 의한 위점막 손상유도 모델 ▦인체 유방암 및 정상상피세포, 대장상피세포주 등이 그 대상이다. ‘산화적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방어기전 연구’도 서 교수팀의 핵심 연구 분야다. 세포가 외부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을 연구하는 것이다. 특히 세포의 산화적 손상에 방어하는 대표적인 효소 중 ‘Nrf2’에 집중하고 있다. ‘Nrf2’의 활성화를 통한 항산화 유전자의 발현 유도에 관련된 세포 내의 신호전달 기전을 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항산화 화학 암 예방 물질을 탐색하는 연구다. 입력시간 : 2006/05/3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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