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원작 소설이 출간 두 달 만에 10만부 판매라는 괄목할 만한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 2006년 3월 영화 개봉 당시 ‘오만과 편견’이 두 달 동안 약 8만 부 팔린 것과 비교하면 최단 기간 최고 판매 기록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된 ‘레 미제라블’은 1962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프랑스어 원전을 완역, 소개한 원로 불문학자 정기수 교수가 50여 년에 걸쳐 다시 번역해 낸 작품이다. 이전까지 이 작품은 축약본이나 일어 중역본으로 주로 소개됐으며 아직까지 이러한 판본은 국내에 남아 있다. 문화교육부 국어 심의회 및 교육 과정 심의회 위원, 프랑스 교육 문화 훈장 수훈자 협회 한국 지부 회장을 역임하고 프랑스 교육 문화 훈장인 오피시에와 최고 훈장 코망되르를 받기도 한 정기수 불문학자는 작품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그에 따른 꼼꼼하고 세심한 각주,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려하고 아름다운 번역문을 통해 뮤지컬이나 영화로 미처 얻지 못하는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다.
덕분에 방대한 분량과 다소 복잡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레 미제라블’은 영화의 열풍과 함께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등 서점가에서 매주 새로운 판매량을 갱신하며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정식 완역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레 미제라블’ 역자 정기수 교수는 “뮤지컬이나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해서 ‘레 미제라블’을 이해한 게 전혀 아니다”라며 “이는 그저 ‘아웃 라인’이거나 ‘하나의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에 불과’하며 원작을 읽지 않고서는 그 완벽한 서사 구조를 파악하거나 작가의 숨은 뜻, 작품 곳곳에 배치된 상징들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