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대주주에게 신용공여한 업계 10위권의 대형 저축은행들이 무더기로 금융 당국에 적발됐다. 종전 저축은행들이 대주주에게 함부로 대출해줬다 망한 것을 보고도 같은 행위가 되풀이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올 상반기 여신상시감시시스템을 통해 저축은행 불법여신 949억원(24건)어치를 제재하고 부당한 자산건전성 분류를 적발해 528억원의 충당금을 쌓게 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불법여신의 주요 사례는 대주주 신용공여다. 저축은행이 대주주에게 직접 신용공여하면 금융 당국에 바로 드러나므로 제3자를 거치는 식이다. 대주주가 임원인 기업이 담보를 제공하고 저축은행이 대출해주면 이 돈이 제3자를 거쳐 최대주주의 대출상환에 쓰이는 것이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모두 15곳 저축은행의 불법 신용공여가 드러났으며 이 중 상당수는 업계 10위권 이내의 대형 저축은행으로 나타났다.
이 중 모 건설사는 저축은행의 동일차주 신용공여 한도를 피하기 위해 자회사와 서류상회사(SPC)가 빌렸다고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밖에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여신 건전성을 부풀려 분류했다 금감원의 적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신 건전성을 잘못 분류한 사례는 1만1,000건으로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편법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한 저축은행은 사업자 대출 후 폐업했음에도 여신 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했다 금감원의 지적을 받았다.
여신상시감시시스템은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140만여건을 들여다보고 불법 혐의 여신을 뽑고 현장검사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개별저축은행의 보증ㆍ담보내역과 신용평가회사의 대출기업 관련 정보, 국세청 휴ㆍ폐업 정보 등으로 불법 혐의 여신을 추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불법 여신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따라 은폐된 불법 여신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