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동기사태 ‘반전카드’ 만지작

청와대가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감사원장 ‘낙마’로 형성된 난국을 뒤집을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청와대는 13일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티타임’을 갖고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문제와 관련해서 내부 분위기를 정리하고 심기일전을 하자고 다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정동기 사태’에 관해 허심탄회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으며 “청와대는 여론에 민감한 곳인 만큼 업무를 꼼꼼히 챙겨 당과 정부, 국민과 소통이 원활하게 되도록 심기일전 하자” “어려운 때일 수록 자신감을 잃지 않고 의연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 수석은 “결론적으로는 대통령이 흔들림 없이 국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이 비서진의 무한 책임이다. 비서진이 결속을 더욱 단단히 해서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심기일전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총수와의 회동 ▦설 연휴 민생투어 ▦당ㆍ청 관계 복원 및 개헌 등의 이슈화 등 ‘반전카드’를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물가안정 종합대책을 내놓는 등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달 중 재계 총수들과 회동을 갖는다. 지난해 9월 ‘대기업 대표 조찬 간담회’ 이후 4개월 만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희생과 노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설날 연휴에 앞서 재래시장과 소외계층 방문 등 ‘민생투어’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민심 다독이기에 나설 전망이다. 또한 청와대는 이번 ‘정동기 사태’로 갈등을 빚었던 여당과의 관계 복원에 힘을 쏟는 한편, 여당과의 협력을 통해 개헌 이슈를 본격화하는 등 국면전환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청 간의 화해는 오는 27일 당정 조찬회동을 통해 조심스럽게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양자 간에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와 관련, 당초 예정됐던 26일 당정청 만찬이 뚜렷한 이유 없이 취소됐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26일 한나라당 지도부의 청와대 만찬은 없다”고 명확히 한 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런 일정을 잡을 수 있겠느냐”며 “일단 연기됐지만 당분간 다시 잡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당청 관계의 복원을 전제로 개헌 문제가 공론화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친이계(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개헌 카드’를 통해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계파 간 이견이 큰데다 개헌 이슈가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은 통일세 공론화 및 대북관계 전환을 통해 국정동력을 충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남북문제와 관련, “대화의 문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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