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서 그림 그리고 악기연주… 가족 텃밭·실내수영장·학습관까지

■ 톡톡 튀는 아파트… "차별화로 승부한다"
아파트 품질 상향 평준화되고 낮은 분양가만으론 어필 안돼
특화시설 앞세워 수요자 몰이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5차에서 선보일 별동 학습관(왼쪽)과 동대문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에 설치되는 소규모 공원(오른쪽) 조감도. /제공=피알페퍼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5차에서 선보일 별동 학습관(왼쪽)과 동대문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에 설치되는 소규모 공원(오른쪽) 조감도. /제공=피알페퍼

지난주 말 올 들어 처음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첫 테이프를 끊는 등 봄 분양시장이 본격화하면서 업체들의 차별화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전 단지에서는 보기 힘든 '튀는' 특화시설을 잇따라 선보이며 수요몰이에 나서는 분위기다. 단지 내에 웬만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춘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취미·교육 기능을 크게 강화한 단지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일 1·2순위 청약을 받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의 경우 단지 내 커뮤니티센터에 '스튜디오'라는 독특한 이름의 시설이 마련된다. 스튜디오는 입주민들이 사진·그림·악기연주 등 집안에서는 하기 힘든 취미생활을 방해 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이와 함께 이 아파트는 총 3,658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규모에 걸맞게 별개의 건물로 분리한 사우나 시설을 비롯해 무려 14개에 달하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스튜디오 시설은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가 국내 아파트 중 처음 선보이는 시설"이라며 "취미와 여가활동이 강조되는 현대인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해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5월에 분양 예정인 대전 죽동 '대원칸타빌' 역시 레저에 특화된 시설로 수요몰이에 나설 방침이다. 단지 내에는 가족 텃밭이 제공되며 대규모 실내수영장을 갖출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강변에 지어지는 47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서울 성수동 '서울숲 트리마제'는 호텔 수준의 커뮤니티시설로 관심을 끌고 있다. 입주자들이 피로를 풀 수 있는 스파시설은 물론 호텔식 식음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파트와 같이 녹지공간을 설치한 오피스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분양하는 '동대문 푸르지오 시티'에는 건물 사이에 미술장식품이 설치되는 녹색마당을 비롯해 대왕참나무 총림이 조성되는 녹색소공원, 옥상녹화 등 다양한 테마 녹지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교육시설도 진화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이달 분양하는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5차'에 동탄2신도시에서 호평을 받은 교육시설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이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 2층 규모의 별동 학습관을 지어 자기주도학습과 영어도서관을 연계한 국내 최대 영어도서관 프로그램인 '와이즈 리더', 부산대 평생교육원과 연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금강주택이 화성 동탄2신도시에 짓는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동탄' 역시 원어민 교사와 영어를 배울 수 있는 YBM 영어커뮤니티, 별개의 동으로 구성된 안심독서실 IVY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이 분양을 앞두고 단지 내 특화시설을 알리는 데 집중하는 것은 차별화 전략을 통해 수요자들의 선택을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아파트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가를 낮추는 것이 당연해지면서 평면이나 입지의 차별화가 쉽지 않은 것도 특화 경쟁의 이유로 꼽힌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다른 아파트에서 볼 수 없는 특화시설은 같은 값이라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게 마련"이라며 "가격만큼 청약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입소문 효과로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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