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기업에 또 한가지 즐거운 소식이 있다면, 중앙정보국(CIA)이나 연방수사국(FBI)보다 무서운 존재인 국세청(IRS)의 세무조사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야당인 공화당으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아 예산이 대폭 줄어든 IRS가 세금 징수기법을 현대화했기 때문이다.시라큐스 대학이 IRS 자료를 토대로 8,500개 대기업의 세무조사 빈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전체의 3분의1이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이는 10년전인 88년 3분의2가 조사를 받은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 연간 10만 달러 이상 고액 소득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88년 9명당 1명꼴로 진행됐지만, 지난해엔 60명당 1명으로 현격하게 감소했다.
이에 대해 IRS는 그동안 세법을 간소화하고, 자진 신고제도를 강화했기 때문에 세무조사 빈도를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IRS가 세무조사를 줄이는 결정적 동기는 오랜 세월에 걸친 공화당의 공격 때문이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IRS 폐지론까지 들먹이며 과도한 세무조사가 기업활동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 지난 92년부터 IRS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그 결과 IRS는 92년에 비해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시간을 12% 줄이고, 고액 소득자에 대해선 27% 줄였다.
그러나 까다로운 IRS의 조사가 줄어들면서 대기업과 부유층들이 이를 이용해 탈세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