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골라마셔야 건강지킨다
동의보감 '論水品'서 20여종 분류
생명의 원천인 물. 동의보감 '논수품'(論水品)에는 이 물을 20여가지로 분류,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잘 골라 마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인 정화수는 입 냄새를 막아주고, 찬 샘물은 목이 타는 증상을 치료해주는 등의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서 소개하고 있는 물의 효능을 정리해본다.
정화수(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는 성질은 평이하지만 맛은 달다. 독이 없는 것이 특징.
몹시 놀랐을 때 마시면 진정된다.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없애주고 얼굴 빛을 좋게 하며 술 마신 뒤 나타나는 설사도 개선한다.
한천수(찬 샘물)는 성질과 맛이 정화수와 차이가 비슷하다. 소갈(목이 타는 증상)이나 이질을 치료하며 옻으로 생긴 흉터를 말끔하게 없애준다. 이에 비해 납설수(섣달에 온 눈을 녹인 물)는 열병이나 황달 증상을 개선한다. 특히 독을 풀어주는데 좋다.
이 물에 과일을 닦으면 오랫동안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동상(겨울에 내린 서리)은 술을 마셔 나는 열을 내리는데 효과가 있다. 우박은 간장의 맛이 좋지 않을 때 1~2되를 받아 장독에 넣으면 장맛까지 좋아진다. 방제수(조개 껍질을 밝은 달빛이 비추는 날 받은 물)는 눈을 맑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킨다.
매우수(음력5월 매화열매가 누렇게 될 때 내린 빗물)로 피부병으로 남은 상처를 씻으면 깨끗해진다. 반천하수(큰 나무에 괸 물)는 마음의 병(화병)과 헛소리를 하는 증세, 미친병과 독한 사기(邪氣)를 치료하는데 좋다.
옥정수(옥이 있는 곳에서 나오는 물)는 오래 마시면 몸이 윤택해지고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으며 벽해수(짠 바닷물)는 성질은 따뜻하고 약간의 독이 있지만 끓여 목욕을 하면 가려운 증상이 없어지고 옴을 낫게 한다.
역류수(천천히 휘돌아 흐르는 물)는 거슬러 흐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토하는 약에 타서 쓰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순류수(유유히 흐르는 물)는 대소변이 잘 나가게 하는 약이나 무릎의 병을 치료하는 약을 달이는데 쓰면 그만이다.
냉천(맛이 떫고 찬물)은 편두통이나 등골이 싸늘할 때, 화가 나서 오한이 생길 때 목욕을 하면 증상이 개선되고 장수(좁쌀 죽의 웃물)는 갈증을 멎게 하고 설사와 이질을 낫게 한다.
증기수(밥을 찌는 시루 뚜껑에 맺힌 물)는 머리털을 돋아나게 하기 때문에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에 윤이 나고 탈모증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취탕(하루 묵은 숭늉)으로 세수를 하면 피부의 윤기가 없어지고 몸을 씻으면 종기가 생긴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입력시간 2000/11/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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