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 종합대책] "방치땐 서민복지 위협"… 금융·세제 등 풀건 다풀어

중산층 주택 공급시장 공공 개입 대폭 줄여
미분양 다주택자도 최대 5년 양도세 면제
서승환 장관 "시장 정상화 시그널로 충분"


1일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은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세제 및 금융규제 완화책이 담긴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현 정부의 최대 관심사인 '서민복지'조차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이날 대책 발표 후 가진 백브리핑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시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고 여러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며 "하우스푸어가 양산되고 서민들이 경매시장에 내몰리는 등 국민들의 보편적인 주거복지를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같은 위기감만큼 대책의 면면도 시장 상황이 정상적이었다면 투기 조장책으로 불릴 만큼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의 대책이 무주택자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과 달리 이번 대책에는 신축ㆍ미분양ㆍ기존주택을 가리지 않고 다주택자에게까지 최대 5년간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담고 있다. 결국 여유계층의 부동자금을 일정 부분 시장으로 끌어들이지 않은 채 실수요만으로는 시장 정상화가 어렵다는 점을 정부도 적극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공급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공공의 기능을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지원에 집중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 핵심 주택 공약이었던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사실상 폐기하고 공공 분양아파트 공급을 연간 7만가구에서 2만가구로 축소하는 등 중산층 주택공급 시장에서 공공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대신 공공부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주요 공약이었던 서민주거복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서민주거복지 방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 지원은 주택보유 희망자 가운데 연체 우려가 있거나 장ㆍ단기 연체자의 경우 금융권 자체적으로 진행하거나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진행하도록 했다. 렌트푸어를 위한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집주인에게 대출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양도세 중과폐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철도 유휴부지와 국공유지를 활용해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개념인 '행복주택'은 향후 5년간 20만가구를 공급하되 올해는 수도권 도심의 6~8개 지구에 1만가구를 시범사업으로 공급한다.

이밖에 저소득 가구의 월 임대료 보조를 위한 주택 바우처제도는 올해 상반기 사업모델을 확정하고 2014년 상반기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4ㆍ1대책은 개별적인 내용 못지않게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의 주택 정책의 큰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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