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한 시험 다시 치기… 락 페스티벌 참가… 10대의 '사소한' 시간여행

영화 '백 투 더 비기닝' 26일 개봉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자다가도 허공에 발차기를 하게 만드는 부끄러운 기억쯤은 누구에게나 있다. 우물쭈물하다 원치 않은 선택으로 내몰린 경험도 많을 것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이처럼 과거의 실패를 만회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 때문일 테다.

영화 '백 투 더 비기닝(사진)'은 우연히 타임머신 기계를 만들게 된 10대들이 과거의 작은 실수나 아쉬움을 털어버리기 위해 그것을 사용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제는 시간여행을 해서 과거가 바뀔 때마다 미래, 즉 현재도 바뀐다는 점. 이들은 머리를 굴려 가며 최적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를 넘나든다.

이야기 자체는 독창적이기보다는 익숙하다. 실제 영화는 '백 투 더 퓨처'나 '나비효과' 등 시간여행을 소재로 다룬 기존 영화들과 조금씩 닮아있다.

미덕은 오히려 주인공들에게서 나온다. 시간을 거슬러 하고 싶은 일이 낙제한 시험을 다시 치르거나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에 복수하는 것인 고작인 10대들. 복권 숫자 하나 제대로 못 외우는 어설픔이라던가 락 페스티벌에 참가한 게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소리 지르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젊음이 묻어난다.

호러영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발견된 영상)' 기법이 쓰인 점도 신선하다. 이로써 관객들은 주인공들이 직접 촬영한 시간여행의 실제 기록들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시간여행의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려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삶의 모든 순간을 사진·영상물로 남기려는 요즘 10대들과 꼭 닮아 보인다는 점에서도 괜찮은 선택이었다. 26일 개봉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